점심을 먹기위하여 하코네등산버스를 탔다. 이동한 곳은 미야노시타(宮ノ下).
미지의 곳을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다.
작은 지도 위에 그려진 선들이 풍경으로 바뀌며 낯설은 곳들이 눈에 들어오고.
머리 속으로만 그려왔던 모습들이 색색들이 모습을 갖추어 갈 때의 그 기분이란...
여행이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스시미야후지(鮨 みやふじ)
오늘의 점심을 해결해 줄 곳은 미야노시타 중앙 삼거리에서 8시 방향쪽으로 약 150m 정도 올라가서
좌측으로 들어가는 골목 안에 위치한 스시미야후지(鮨 みやふじ)이다.
골목 어귀에 꽤 유명한 곳이라는 집이 있는데, 이 집은 최근들어 맛이 없어졌다고 한다.
이 집을 지나 위로 올라가면 바로 우리가 찾아갈 집인 스시미야후지가 우측에 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간판에 원조를 주장하는 건 다르지 않다.
이 집도 간판에 자랑스럽게 원조 아지동이라고 써붙여 있다.
유명세를 뒷받침하듯 입구에 두팀 정도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하도 많이 걷다 보니 땀도 많이 나고, 수분 부족으로 정말 목이 많이 말랐다.
빨리 안에 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더위도 식히고 찬 물 한잔 벌컥벌컥 들이키고 싶은 기분이다...
하지만 어쩌랴... 맛난 음식은 기다림을 요구하는 것을 ㅠㅠ
어느 곳이나 차를 내놓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이지만, 오늘 같은 날은 정말 시원한 물을 들이키고 싶단 말이다 ㅠㅠ
이 곳의 주인이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이 새겨진 컵에 차가 나왔다.
이 곳에서는 이 노부부의 캐릭터를 상품화해서 이렇게 컵도 팔고 다른 아이템도 팔고 있었다...
아뭏든 그건 그거고 아침도 제대로 못먹고 걷기만했으니 배가 고프단 말이지...
이 집의 주메뉴는 아지(アジ, 鰺, 전갱이)를 이용한 아지동(アジ丼, 전갱이덮밥)이다.
이 아지동을 처음 만든 곳이 바로 이 집이라고 한다. 그래서 원조 아지동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것이고.
주로 사람들은 아지동을 먹는다. 위의 두 사진은 미야후지고젠으로 아지동 미니 + 미야후지마키 + 토토타쿠의 세트
토토타쿠는 마구로의 토로 + 타쿠앙(다꽝)의 조어라고 함.
둘이서 똑같은 메뉴를 먹을 순 없는 일...
난 本日のおまかせすし(오늘의 오마카세스시)를 시켰다.
(오마카세는 맡긴다'는 의미의 일본어로 주방장이 고객의
입맛에 맞게 코스로 준비한 특선메뉴를 말한다)
오마카세 스시는 저렇게 여섯 피스의 스시와 함께
미야후지마키가 함께 나온다.
아지 초밥... 정말 맛있다......
아지동... 맛있다.... 정말 맛있다.....
스시정식을 시킨 것을 후회했을 정도로 맛있다.
스시미야후지의 홈페이지 http://www.miyafuj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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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손에 하코네 안내책자 등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집의 손님은 모두 여행객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국 손님은 한명도 없었고,
우리가 이 가게의 유일한 외국 손님이었다.
이 곳은 일본 웹에서 검색해서 찾았다는데,
아마도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곳은 아닌 듯 하다.
여행후기 작성을 위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이 곳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가 없다.
다만 네이버 지식인에서 짧게 언급된 글만 봤을 뿐..
이렇게 맛있는 집이 왜 안 알려졌을까...
일본에서도 꽤 유명한 집이라고 하거
구글맵에도 나와 있는데..
맛있는 식사로 배를 불리고 나와
입구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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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야호텔(富士屋ホテル)
점심을 먹고, 미야노시타(宮ノ下) 거리를 걸으며 미야노시타 역으로 향했다.
미야노시타 역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하코네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라는 후지야호텔(富士屋ホテル)에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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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야호텔(富士屋ホテル)은 하코네의 상징적인 호텔로 1878년에 창업된 일본 최초의 리조트 호텔이라고 한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이 호텔은 미야노시타(宮ノ下) 온천가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설립 당시에는 도쿄와 요코하마에서 가까운 거리,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볼 수 있는 위치, 온천이 나온다는
3가지 이유로 이곳에 호텔을 세웠다고 한다.
또 호텔창업자인 야마구치센노스케(山口仙之助)가 후쿠자와유키치(福沢諭吉)와 함께 미야노시타 온천지까지
도로를 만든 것이 지금의 국도 1호선이라고 한다.
오래된 건물들이 세월을 느끼게 해준다.
특이하게도 이 호텔에는 노천탕이나 대욕장 시설이 없고 대신 각 방에 온천수가 공급된다고 한다.
그리고, 3-4 명이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예약제의 온천이 있다고 한다.
특히 이 호텔은 베이커리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들릴 시간이 어디 있나... 시간이 없다 빨리 이동~
후지야 호텔 홈페이지 링크
http://www.fujiyahotel.jp/english/index.html
후쿠자와유키치(福沢諭吉)
메이지시대의 일본의 계몽 사상가. 게이오 대학 설립자. 서구 사상과 인권주의룰 받아들이고 서구식 민주주의도 주창해서
제법 일본의 루소같은 명성을 얻었다고 함. 그가 주장한 탈아입구론(脫亞入歐論)은 일본의 아시아 침략 논리를 대변하는 사상임.
일본 정부보다 앞장서, 청일전쟁의 도발을 충동했고 조선에 거주하던 일본인 보호를 구실로 조선에 일본군 파병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정한론(征韓論)'을 뛰어넘는 '조선정략론'을 주창해 일제 식민 통치의 이념적 배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문명(civilization)', '연설(speech)', '경쟁(competition)', '저작권(copyright)' 등의 번역어를 만든 사람.
자서전에서 어떤 인간의 작태를 "비열한 조선인처럼-"이라고 비방하는 글이 나올정도로 자서전에 표현된 조선인에 대한 것은
거의 모독에 가깝다고 함. 일본 자체에서는 계몽 사상가일지 모르나, 뭐... 알만한 인간임. 일만엔짜리 일본 지폐의 인물임. 풋....
후지야호텔에서 미야노시타역까지는 꽤 길게 느껴지는데,
이는 미야노시타역으로 올라가기 위한 언덕 때문이다.
이 언덕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ㅠㅠ
경사도 가파른데다가 짧지도 않아서
약 150미터 정도를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중간중간에 까페들이 있어
손님을 기다린다.
중간에 비교적 큰 까페가 있는데,
실외에서 물에 발을 담그며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올라가다보니 사람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노닥거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컨셉의 술집이 강남역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아직도 있으려나)...
순간 지친 발에 휴식을 줄 순 있을 것 같았지만
그냥 느낌이 싫었다.
왜 그런 느낌이었을까...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탕엔 잘도 다니면서....
미야노시타역에서 등산철도를 이용해 고라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