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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2009년 일본

9. 8월 3일, 하코네 - 오와쿠다니, 하쯔나바소바, 텐진온천



등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코엔카미역(公園上駅)에
도착한 시간은 4시 10분.
연신 시계를 보며 서두른다.
5시면 끝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단다...

더위에 지치고 목도 마르고 어딘가에 앉고 싶다.

앉으라고 준비해 놓은 것일까...
녹슨 파이프 위에 걸터 앉는다.
하루 일과로 지친 등이 절로 굽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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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네 로프웨이(箱根ロープウエイ)



하코네등산케이블카를 타고 소운산(早雲山)에 내리면 하코네 온천의 대표격인 오와쿠다니(大涌谷)역과  
아시노코(芦の湖) 유람선이 시작되는 도겐다이(桃源台)로 연결되는 하코네로프웨이(箱根ロープウエイ)가 나타난다.
18인승의 곤돌라가 약 1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오와쿠다니역까지는 약 8분이 걸린다.

하코네로프웨이 홈페이지 http://www.hakoneropeway.co.jp/foreign/index_k.htm
오다큐 하코네로프웨이 홈페이지 http://www.odakyu.jp/korean/sightsee/hakone/Erope.html



상당히 높은 곳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아찔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나처럼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곤욕이다 ㅠㅠ
하지만, 곤돌라 안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공포감을 잊기에 충분하다. 
위의 사진에서 동그라미로 표시된 능선을 넘는 순간 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와 함께
오와쿠다니의 정말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곤돌라에 탄 모든 사람들이 우와~~ 하는 탄성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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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쿠다니(大涌谷)

약 40만 년 1차 화산폭발로 후지산(富士山: 3776m)이 생겨났고, 2차 화산폭발로 하코네의 기본 모형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때 하코네에서 제일 높은 가미야마(神山: 1438m)와 고마가다케(駒ケ岳: 1356m)가 생겨났다.

그리고 세 번째 폭발이 오와쿠다니(大涌谷) 지역에서 일어나 하야가와(早川)를 막으면서
상류지역에 물이 고여 아시노코(芦ノ湖: 아시 호수)가 생겨났다.

오와쿠다니(大涌谷)는 약 3,000년 전 하코네에서 가장 높은 산 카미야마(神山)가 대분화를 일으킨 화산의 흔적으로 
화산 중심부에서는 아직도 지하에 유황이 끓어 뜨거운 수증기와 유황가스를 분출하고 있는 분화구이다.
표고 610m에 위치한 이곳은 카미야마(神山)와 아사마야마(浅間山) 사이의 계곡에서 뿜어져나오는 화산가스와
황폐한 지형이 하코네화산의 분출하면서 만들어낸 지옥으로, 화산의 힘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예전부터 다이지고쿠(大地獄)로 불리웠으나, 1873년 메이지 천황과 황후가 휴양차 방문할 당시
지옥이라는 살벌한 지명을 오와쿠다니(大涌谷)라고 개칭하였다고 한다.

오와쿠다니의 구글 위성지도(클릭시 확대)

 
이로써 오늘 보기로 한 곳은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맛나는 저녁을 먹는 것과 피곤한 몸을 온천으로 푸는 일!!!
로프웨이 - 등산케이블카 - 등산철도를 이용하여 하코네유모토역으로 이동


하쯔하나소바혼텐(はつ花そば本店)



70년의 전통을 가진 전문 소바점으로
하코네에 가면 꼭 먹어봐야할 맛집으로 자주 소개되는 곳
하코네유모토 역에서 내려와 길따라 쭉 올라가다가
삼거리가 보이면 왼쪽으로 돌아 다리 건너 왼쪽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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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쯔소바 홈페이지 http://www.hatsuhana.co.jp/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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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 한적한 하코네유모토의 거리를 걸어 하쯔하나소바에 도착하였다.
시간은 6시 30분 이미 해는 기울었고 7시까지인 영업시간에 겨우 맞출 수 있었다.
한쪽에서는 서양인 혼자서 소바를 먹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왜 그리 어색해 보이는지....
이로소바(せいろそば)자루소바(ざるそば)를 시켰다. 

하쯔하나소바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세이로소바는 소바를 토로로에 비벼 먹게 되어 있다.
토로로는 하코네산 달걀과 참마, 그리고  소바가루로 반죽한다고 한다.
메밀가루는 계절별에 따라 지역을 바꾸어가며 최상의 재료를 사용한다고....
우리나라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소바의 면처럼 약간 탄성이 있는 그런 면이 아니라
톡톡 끊어지는 전형적인 전분이 하나도 안 들어간 메밀면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우래옥에서 맛볼 수 있는 순면의 면과도 비슷하다.
온천욕 때문에 서두르다보니 맛을 음미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쉽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온천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숙소에도 온천이 있지만,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에서 한 곳의 온천만 이용할 수는 없는 법!!!

원래 가기로 했던 곳은 하코네베고니아(箱根ベゴニア園) 내에 있는 히메샤라노유(ひめしゃらの湯)이다.
하코네유모토역에서 무료 셔틀버스가 있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이지만,
무료 셔틀버스의 막차는 7시까지이다. 놓쳤다. ㅠㅠ
이 온천의 영업은 8시까지이지만 입장시간이 7시 15분까지로 도저히 그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기로 한 곳은 두번째 후보지인 텐잔(天山) 온천.
길건너 여관안내소에서 버스 정류장을 묻고, 버스시간표를 찾아보니... 이거 시간이 애매하다.
버스를 타려면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ㅠㅠ 고민하다가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비 900엔 ㅠㅠ

하코네 유모토온센(湯本溫泉) 텐잔(天山)

유모토 지역의 온천은 나라(奈良) 시대에 개탕한 이후 가장 번화한 곳으로 대규모 온천호텔과 오래된 여관이
50채 이상 자리잡고 있는 하코네 최대의 온천 마을이라고 한다.

텐잔은 하코네 유넷산(ユネッサン) 다음으로 인기있는 온천 숙박시설이라고 한다.
매분 258리터, 1일 37만리터의 풍부한 온천수가 용출되는 곳으로 온천 관련 매스컴과 잡지에 자주 등장하며
그 유명세 탓에 늘 사람이 붐비고 있어 한적한 온천욕을 즐길 수 없다고....
그러나, 늦은 시간 탓으로 사람이 그리 많지가 않아 한적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어두워 노천탕 주위의 경관을 구경할 수는 없었다.... ㅠㅠ
온 몸에 가득한 빼어난 문신을 볼 수는 있었지만....

홈페이지 http://tenzan.jp/tenzan/index.html

  • 수질 : 알칼리성 단순온천, 나트륨 염화물천, 67.3도, 8.3pH
  • 효능 : 류마티스, 신경통, 피부병, 부인병, 베인상처, 화상, 동맥경화 등


  • 정말 만족스러운 온천욕을 마치고 온천 내에 있는 시설물을 둘러보았다.
    온천욕을 하고 나니 다시 배가 고프기 시작하였다 ㅠㅠ 마침 텐산 내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일본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과 이름이 같은 樂天(라쿠텐)이라는 온천샤브샤브 레스토랑
    1층은 마감 되었고, 2층만 가능하다고해서 2층으로 올라 갔다.


    일단 생맥주를 한잔 시키고 요기를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메뉴판을 유심히 검색하였다.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마시는 생맥주는 정말 맛있다.
    이집 생맥주도 거품이 부드럽고 다 마실 때까지 꺼지지 않아, 맥주 본연의 맛을 잃지 않게 해 주었다.
    맥주 전문집이 아니더라도 이런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
    메뉴판을 보더니 갑자기 앗.... 이거이거.. 이런다.... 뭘 발견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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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평상시 자주 이야기하던 바사시(馬刺し, 말고기육회) 였던 것이다. 바사시는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요리로 핑크빛이 감돈다고 해서 ‘사쿠라니쿠’라고도 부르기도 한단다. 보통 생강과 양파, 다진 파 (또는 간 마늘)을 곁들인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다고 한다.
    말고기라고하면 비릴것 같다는 선입관이 있었지만, 한번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바사시를 먹기로 결정!!!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마블링이 이쁘게 되어 있는 말고기육회... 선입관처럼 전혀 비리지도 않을 뿐더러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 맛...
    검색해보면 육회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육사시미라고 불러야 할 터이다.



    바사시만으로는 양이 안 찰 꺼 같아서 고마당고(ごまだんご, 깨경단)를 추가로 시켰다.
    4개가 나오는데(하나는 낼름 먹어버려서 사진엔 3개만 ^^). 바로 만들어
    뜨거우면서도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아.. 맛있어라...

    식사까지 모두 마치고 나온 시간은 9시 45분.... 데스크에서 택시를 부르고 유모토역까지 타고 나온 요금 1000엔 ㅠㅠ


     
    숙소에 들어와서 한시간 반가량 내일 일정을 짜고(내일은 혼자 다녀야 한다)
     아이스와인을 꺼냈다.... 아.. 달다... 정말 달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