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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2009년 일본

15. 8월 4일, 하코네 - POLA 미술관, 점심 식사


가라스노모리에서 POLA 미술관에 가기 위해서는 바로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혹시나해서 주차관리 아저씨에게 물어봤더니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다.
담배를 피면서 잠시 기다렸더니 곧 버스가 도착한다.

POLA 미술관조각의 숲 미술관과 함께 오늘 일정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곳이다.
재작년에 하코네에 왔었던 와이프에게는 폴라미술관에 대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당시 인터넷 등지에 폴라미술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하코네에 왔었던 와이프는
하코네 도착하자마자 역앞에서 폴라미술관에대한 팜플렛을 발견했다고 한다.

팜플렛에는 유명 작품들에 대한 안내가 있었고... 우와... 이거이거......
여기는 꼭 가야된다고 생각하고 다음날 합류하기로 한 일행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언니, 우리 하코네 일정 전부 바꿔야 겠어.... 폴라미술관이라는 데가 있는데..."
다음날 폴라미술관을 방문한 두사람은 입이 딱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단다.
이 하코네 구석에 그런 유명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을 줄 누가 알았으랴....



폴라미술관(ポーラ美術館)

폴라미술관(ポーラ美術館)은 POLA 그룹의 오너였던
고 스즈키츠네시(鈴木常司)가 40여년간 수집한
9,500여점의 미술작품을 보존, 조사, 연구하여
2002년 가을에 일반인에게 공개한 대규모 미술관이다.

자연과 미술의 공생을 설립 이념으로 내세운
자연친화형 미술관이다.
3층 건물이지만 전시관으로 사용하는 2개 층이
모두 지하에 배치돼 있다.
이 때문에 밖에서 미술관의 측면을 볼 경우 산자락에
건물이 지하벙커처럼 묻혀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처럼 자연친화적인 건물양식 때문에
2003년 무나로토고상, 일본 건축연구소상 등 11차례
건축관련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컬렉션의 핵심이 되는 작품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비롯한 근대 서양회화 400점이다.

모네(20점), 르누와르, 세잔(11점), 고갱, 모딜리아니,
샤갈, 피카소(19점), 칸딘스키 등의 작품들이
소장품의 목록을 구성하고 있다.

'나와 마을'. '오페라장의 사람들'(샤갈),
'장미색 보트'(모네), '중국의 꽃병'(마티스),
'아네모네', '목욕하는 여인'(르누와르)
'미국의 이브'(고갱), '프로방스의 풍경'(세잔느)
등은
관람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걸작들이다.

또한, 폴라미술관은 화장품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전시되고 있는 각종 화장용품들은 1976년 설립된 폴라 화장품 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다. 6,700여점의 화장용품과 화장품 관련서적을 전시한 공간은 화장품 업게 관련자들과
미용 분야 종사자들의 필수 견학 코스가 되고 있다. - 이상 인터넷 발췌

폴라미술관 홈페이지 http://www.polamuseum.or.jp/english/index.php
폴라미술관 홈페이지에는 컬렉션에 대해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폴라미술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15분. 지쳐가고 있었지만,
기대감으로 걸음이 가볍다.
과연 폴라미술관에는 무슨 작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폴라미술관의 'A Century of Portraiture' 포스터가 하코네 전역에
붙어 있었기 때문에 궁금증은 더 했던 것...
모딜리아니의 '부인상'이 나를 부르는 듯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설레였다.

조용히 하지만 빠르게 폴라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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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데스크에서 티멧을 판매한다. 
작품에 대한 오디오북을 렌트하고 싶었지만, 일본어가 안되는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다.
그리고 아무런 설명없이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음미하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감상의 극치가 아닐까...
작년 샤갈전이나, 올해 르누와르전에서도 오디오북은 빌리지 않았었다.

지하 2층으로 내려가 제1전시실에 들어간다....
르느와르"레이스 모자를 쓴 소녀(Girl in a Lace Hat)"가 나를 반긴다....
그림에는 설명이 필요치 않다... 그저 느낄 뿐...



잠시 뒤 전시실을 통째로 밝혀 주는 다음의 작품



샤갈'나와 마을'
정말 뛰어난 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단연 빛나는 작품이었다.
전시실을 돌아 저 멀리서 봤을 때도 "나와 마을"은.... 다른 작품들 사이에 우뚝 서서 빛을 내고 있었다.
폴라미술관의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중간중간 앉을 수 있은 큰 테이블이 있는 건데,
그 테이블에 앉아서 멀리서.....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에... 하코네에 가서 딱 한군데만 가야한다고 한다면, 난 주저없이 폴라미술관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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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시간 1시 20분, 퇴장 시간 2시 35분....


폴라미술관에서 다음 목적지인 조각의 숲 미술관을 가기 위해 버스를 올라탔다.
오후 3시가 넘어서니 점점 지쳐오고,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아침도 대충 때웠으니.....
코쿠노모리(彫刻の森)역 앞에서 버스를 내려서 순간 고민에 빠진다... 길 건너 소바집에서 점심을 먹을 것인가.... 
조각의 숲 미술관은 등산철도 코쿠노모리역에서 걸어서 약 2분 거리다.... 일단 걷자.
걷다보니 아 또 언덕배기를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이젠 지치고 배고파서 더 못겠다. 다시 Back~


다시 코쿠노모리역 앞에 와서 길건너 소바집으로 들어갔다. 무조건 양많은 거.... 튀김 소바을 시킨다.
소바가 나올 때까지 배고파서 기다릴 수가 없어 서빙보는 분께 물을 갔다 달라고 한다. I'm Hungry하면서...
지친 모습으로 헉헉 거리면서 계속 물을 마셔대니까, 아주머니 두분이 서로 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깔깔 웃으신다...



드뎌 기다리던 소바가 나왔다.... 맛있다... 배가고파서 그런지 맛있다.... 튀김도 맛있다...
거의 다 먹을 즈음해서 뭔가를 가져다 주신다.



허여멀건하고 뜨거운 게 영락없이 냉면먹을 때 주는 면수다. 그래도 뭔가 싶어 주전자 뚜껑을 열고 자세히 보고 있으니
아줌마가 와서 뭐라고뭐라고 일본어로 열심히 설명을 해준다. 내가 알아 들을 리가 있나....
답답하셨나보다 주방에 들어가서 한참 남자분과 이야기하더니... 이분 내게로 오신다...

영어로 설명해 주신다.... "noodle.... boil... 어쩌구 저쩌구...."
아 그래요 메밀 삶은 면수아닙니까.. 알고 있다고요... 속으로 생각한다.
어느정도 허기를 채운 덕분인지 여유가 생겨 아저씨게 영어로 대답나다.
"에... 인 코리아... 위 콜드 잇 면수" 아 콩글리쉬가 막 튀어나온다.. 아저씨도 잽클리쉬(?)인 걸.. 상관없다..
"코리안 푸드 냉면.... 면수... 어쩌구 저쩌구..." 서로 다 알아 듣는다 ㅋㅋㅋ

면수까지 깔끔하게 다 마셨다. 막 기운이 솟으려고 한다. 이제 힘내서 조각의 숲으로 가야한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종이에 적어놧던 인사말을 건낸다....
"고찌소오사마데시따 오이시깟다데스"

종이를 보면서 더듬더듬 이상한 발음으로 저 소리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재미셨으셨나보다.
환하게 웃으시면서 고맙다고 하신다.
가게를 나오는데... 등 뒤로 아주머니들 떠드는 소리와 함께 웃음소리가 퍼진다...

자 이제 걸어서 조각의 숲으로 가는거다......